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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1·프로덕트 리서치

고객 인터뷰 질문법: 과거 사실만 물어라

고객 인터뷰는 "이런 거 있으면 쓰시겠어요"를 묻는 순간 실패한다. 미래와 의견 대신 과거에 실제 있었던 일만 물어야 한다. The Mom Test와 Jobs to be Done 두 자료가 같은 결론에 도달하는 이유, 인터뷰가 오염되는 흔한 경로, 그리고 질문을 던지기 전에 스스로 거는 판별법을 정리했습니다. 포너즈가 인터뷰 나가기 전에 실제로 읽는 자료입니다.

··2026.08.21·2026.08.28 수정

포너즈는 고객 심층인터뷰(IDI)에 나가기 전에 팀이 다 같이 읽는 자료를 하나 두고 있습니다. 인터뷰 질문지와 별개로, 그 질문이 왜 그렇게 설계됐는지를 설명하는 문서입니다.

질문지만 주면 현장에서 질문이 무너집니다. 상대가 짧게 답하면 진행자가 즉석에서 질문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때 만들어지는 질문이 대체로 유도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규칙의 이유를 알아야 즉석 질문도 규칙 안에서 나옵니다.

이 글은 그 자료를 외부에 공개할 수 있게 정리한 것입니다. The Mom Test와 Jobs to be Done에서 원칙을 가져왔고, 인터뷰가 실패하는 흔한 방식, 실제 진행 기술, 자가 점검까지 다룹니다.

인터뷰가 실패하는 방식

사용자 조사에 대해 팀이 흔히 갖고 있는 기대가 있습니다. 그 기대를 그대로 들고 나가면 인터뷰는 대체로 실패합니다.

오해 진실 실무에서는
인터뷰하면 매번 놀랍고 새로운 발견이 나온다 유용한 정보는 대체로 나오지만, 획기적인 인사이트가 매번 나오지는 않는다 한 명에게서 반전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여러 명의 답을 같은 양식으로 모아야 패턴이 보입니다. 그래서 기록 템플릿의 항목을 바꾸거나 빼면 안 됩니다
인터뷰에서 바로 혁신적인 기획 아이디어가 나온다 인터뷰로는 기획에 도움이 될 방향을 찾을 수 있다 인터뷰가 끝났을 때 손에 남는 건 "만들 기능"이 아니라 "지금 사람들이 이 일을 이렇게 처리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기능 결정은 그 다음 회의에서 합니다
조사의 목적은 사용자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 수집이다 구체적인 연구 목표를 먼저 정의해야 한다 목표를 하나로 좁히고 하위 질문 몇 갈래로만 가릅니다. 궁금하다는 이유로 곁가지를 붙이지 않습니다
무엇을 원하는지 직접 물으면 답이 나온다 본원적 욕구는 묻는다고 나오지 않는다. 지켜봐야 한다 "어떤 기능이 필요하세요"를 묻지 않습니다. 대신 지난 한 주에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 되감아 관찰에 가장 가까운 상태를 만듭니다. 인터뷰 중 화면을 직접 보여달라고 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조사는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것이 언제나 낫다 어설픈 조사를 하느니 아무 조사도 안 하는 편이 낫다 진행자 여러 명이 각자 유도 질문을 던지면, 사람 수만큼의 잘못된 확신이 만들어집니다

어설픈 조사가 왜 무조사보다 나쁜가

조사를 안 하면 팀은 "모른다"에서 출발합니다. 모른다는 상태는 불편하지만 정직하고, 다음 결정을 내릴 때 조심하게 만듭니다.

반면 오염된 인터뷰 기록은 "안다"는 착각을 줍니다. 인터뷰 대상자가 전부 "그거 있으면 좋겠는데요"라고 말한 회의록은 강력한 근거처럼 보입니다. 그 회의록을 근거로 몇 달치 개발이 시작되고, 아무도 그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말했는지 다시 묻지 않습니다. 사실 그들은 눈앞에서 열심히 설명하는 사람에게 예의를 지킨 것뿐인데도 그렇습니다.

게다가 이 기록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나중에 제품이 안 팔려도 "인터뷰에서는 다 좋다고 했는데"에서 논의가 멈춥니다. 그래서 규칙이 필요합니다. 이 글의 나머지는 전부 그 규칙이 왜 그렇게 생겼는지에 대한 설명입니다.

The Mom Test의 세 원칙과 나쁜 데이터

롭 피츠패트릭의 책 제목은 "엄마도 거짓말을 못 하게 만드는 질문법"이라는 뜻입니다. 엄마에게 사업 아이디어를 설명하면 무조건 좋다고 합니다. 엄마가 거짓말쟁이라서가 아니라, 그렇게 묻는 사람에게는 누구든 그렇게 답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상대를 탓할 게 아니라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원칙 내용 실제 형태
내 아이디어가 아니라 상대의 삶 내 아이디어를 꺼내는 순간 대화의 주제가 바뀐다. 상대는 자기 삶 대신 내 아이디어를 평가하기 시작한다 초반 질문은 전부 상대의 지난 한 주에 대한 질문입니다. 제품 이름은 60분 중 앞의 3분의 2 동안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미래의 의견이 아니라 과거의 사실 "쓰시겠어요"에 대한 답은 상상이다. 상상은 거짓말이 아니라 그냥 부정확하다 모든 기둥 질문이 "가장 최근에", "지난주에", "그때는"으로 시작합니다. 과거를 재구성하는 작업이 절반을 차지합니다
말을 줄이고 듣는다 진행자가 말할수록 상대가 참고할 정보가 늘어나고, 답은 그쪽으로 수렴한다 진행자 발화가 전체의 30%를 넘으면 실패로 봅니다. 녹음을 나중에 들으면 바로 확인됩니다

나쁜 데이터 세 종류

인터뷰에서 나오는 말 중 상당수는 정보가 아닙니다. 이 세 가지가 나오면 대화를 되돌립니다.

종류 신호가 되는 말 왜 데이터가 아닌가 대처
칭찬 "좋은 아이디어네요" "그거 되면 대박이겠는데요" 상대의 삶에 대해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상대가 친절하다는 사실만 알려준다 기록하지 않고 바로 과거 사실로 되돌립니다
두루뭉술한 말 "보통 저는" "그럴 것 같아요" "나중에 꼭 쓸게요" 일반화된 자기 서술은 실제 행동이 아니라 이상화된 자기 모습이다. 미래형은 검증 불가다 "가장 최근에 그러셨던 게 언제였나요?"로 특정 사건으로 끌어내립니다
상대의 아이디어 제안 "이런 기능 있으면 좋겠어요" 상대는 자기 문제의 전문가지 해결책의 전문가가 아니다 기능을 받아적지 말고 "그게 있으면 어떤 상황이 해결되나요?"로 뒤에 있는 상황을 캡니다

좋은 질문과 나쁜 질문

왼쪽 문장은 전부 인터뷰에서 자연스럽게 튀어나옵니다. 그래서 위험합니다.

하지 말 것 왜 나쁜가 대신 이렇게
이런 서비스 있으면 쓰시겠어요? 미래 가정. 예의상 "네"가 나오고, 그 "네"에는 아무 무게가 없다 지금은 그 일을 어떻게 하고 계세요?
이거 불편하지 않으세요? 불편하다는 전제를 진행자가 먼저 깔았다 마지막으로 그 일 하셨을 때는 어떠셨어요?
보통 어떻게 하세요? "보통"은 평균화된 자기 서술을 부른다. 실제로 있었던 하루보다 항상 매끄럽다 가장 최근에 하셨던 게 언제인가요? 그때는 어떻게 하셨어요?
얼마면 쓰시겠어요? 미래 가정 중에서도 가장 부정확하다. 상상 속 지갑은 항상 열려 있다 지금 그 일에 돈을 얼마나 쓰고 계세요?
AI 쓰면 편하지 않을까요? 진행자의 가설을 상대에게 확인받는 질문. 답이 뭐가 나오든 배울 게 없다 AI 써보신 적 있나요? 가장 최근에 쓰신 게 뭐였나요?
이 부분 이해되시죠? 특정 답변을 유도한다. 이해 못 한 사람도 "네"라고 한다 지금 설명이 어떻게 들리셨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이 기능 어떠세요? 의견 질문. 남은 시간이 칭찬으로 채워진다 한번 써보시게 하고, 실제로 어떻게 쓰시는지 관찰합니다
(상대: "눈에 띄었어요") 도움이 됐다고 하셨는데 상대가 쓰지 않은 단어를 진행자가 끼워 넣었다 (상대: "눈에 띄었어요") 눈에 띄었다고 하셨는데

마지막 줄이 실제 인터뷰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실수입니다. 상대가 "귀찮다"고 했으면 "불편하셨군요"로 바꿔 되묻지 않습니다. 단어를 바꾸는 순간 다른 답이 돌아옵니다.

커밋먼트와 진전

말은 공짜입니다. 그래서 인터뷰의 마지막에는 상대가 실제로 무언가를 내놓는지 확인합니다. 사람이 지불할 수 있는 통화는 세 가지뿐입니다. 시간, 평판, 돈. 무엇을 내놓았는지가 그 사람이 이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여기는지를 말해줍니다.

인터뷰 막바지에 요구하는 것 통화 승낙이 뜻하는 것
이런 얘기 나눌 만한 분 한 분 소개 평판 자기 인맥에 우리를 걸었다. 가장 무거운 통화다
말씀하신 화면 캡처해서 보내주기 시간 작지만 실제 행동이다. 실제로 보내오는지까지가 데이터다
다음 달에 30분만 다시 시간 이 대화가 자기에게도 의미 있었다는 신호다
시험판 먼저 써보고 피드백 시간 가장 흔히 승낙되지만 가장 자주 이행되지 않는다

그래서 기록 템플릿의 커밋먼트 칸은 요구한 것 / 승낙 여부 / 실제 이행 여부 세 칸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데이터가 되는 건 실제로 소개해줬는지 쪽입니다. 자리에서 "좋다"고 한 말은 그 자체로 아무것도 아닙니다.

"완성되면 꼭 알려주세요"는 세 가지 통화 중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습니다. 시간도, 평판도, 돈도 걸지 않으면서 대화를 기분 좋게 끝냅니다. 상대는 무례하지 않게 자리를 정리한 것이고, 그건 정중한 거절입니다. 기록에 "관심 있음"이라고 적으면 안 됩니다. 그대로 거절로 적습니다. 이걸 관심으로 세기 시작하면, 아무도 사지 않는 제품에 대한 열 명의 관심 리스트가 만들어집니다.

Jobs to be Done의 진전과 네 가지 힘

앨런 클레멘트의 When Coffee and Kale Compete 는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사람은 제품을 사는 게 아니라 더 나은 자신으로의 진전을 삽니다. 제품은 그 진전을 만들어내기 위해 잠깐 고용되는 수단입니다.

불편을 안고 있는 지금의 나, 그 불편이 참을 수 없어진 특정 상황, 되고 싶은 더 나은 나. 이 그림 어디에도 제품은 없습니다. 제품은 가운데 화살표를 대신 밟아주는 수단일 뿐이고, 그 자리는 언제든 다른 것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커피의 경쟁자가 케일이 되는 이유

아침마다 카페에서 커피를 사던 사람이 어느 날부터 케일 스무디를 삽니다. 커피 매출이 빠졌을 때 카페가 옆 카페의 원두와 가격만 들여다보면 원인을 영영 못 찾습니다. 그 사람이 원한 건 카페인이 아니라 "오늘은 몸을 좀 챙기는 나"였고, 커피와 스무디는 카테고리가 다를 뿐 같은 진전을 놓고 다퉜습니다.

견적서를 매번 새로 만드는 게 힘들다고 말한 프리랜서가 있다고 해봅시다. 이 사람의 진전을 놓고 다투는 경쟁자는 견적서 SaaS가 아닙니다.

  • 예전 견적서 파일을 열어 숫자만 고치기
  • 카카오톡으로 금액만 툭 보내고 서류는 생략하기
  • 견적서를 아예 안 쓰고 구두로 합의하기
  • 친한 동료에게 자기 양식을 얻어 쓰기

대부분의 경우 1위 경쟁자는 지금 하고 있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인터뷰 중 "지금 어떻게 하고 계세요", "그전에는 어떻게 하셨나요"를 반드시 묻습니다. 지금 방식을 모르면 우리가 이겨야 할 상대를 모르는 것입니다.

수요를 만드는 네 가지 힘

사람이 방식을 바꾸는 순간에는 네 가지 힘이 동시에 작용합니다. 앞의 둘은 변화를 만들고, 뒤의 둘은 변화를 막습니다.

내용 물어볼 질문
현 상황이 밀어냄 지금 방식의 불편이 임계점을 넘는다 엑셀 정산표에서 수식이 깨져 세금계산서 금액을 잘못 보냈다 그전 방식은 뭐가 문제였나요? 언제부터 그렇게 느끼셨어요?
새 해결책이 끌어당김 더 나은 상태가 구체적으로 보인다 동료가 노션 정산 템플릿 화면을 보여줬고, 자기 것보다 정리돼 보였다 그걸 처음 알게 된 게 언제 어디서였나요?
전환 불안 바꿨다가 잘못될까 봐 걱정한다 3년치 거래 기록을 옮기다가 날릴까 봐, 세무사가 못 알아볼까 봐 쓰기 전에 걱정되셨던 건 없었나요?
기존 습관의 관성 지금 방식이 익숙해서 그냥 붙어 있는다 노션으로 옮기고도 세무사에게 보낼 때는 여전히 엑셀로 내보낸다 그전 방식을 계속 쓰신 이유가 있었나요? 지금도 같이 쓰시나요?

뒤의 두 힘을 빠뜨리는 실수가 가장 흔합니다. 밀어내는 힘과 끌어당기는 힘만 들으면 "이 사람은 바꿀 준비가 됐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실제로는 불안과 관성 때문에 3년째 안 바꾸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만들 것이 넘어야 할 문턱은 대부분 뒤의 둘에 있습니다.

고용보다 해고가 값지다

같은 관점에서 사람은 도구를 고용하고 해고합니다. 프리랜서가 노션을 쓰기 시작하고 엑셀을 끊었다면 그건 두 개의 사건이고, 우리에게 더 값진 쪽은 해고입니다.

질문 나오는 답 신뢰도
노션을 왜 쓰세요 "깔끔하고 정리가 잘 돼서요" 같은 사후 정당화. 실제 계기와 무관한 경우가 많다 낮음
엑셀은 언제 왜 그만 쓰셨어요 "3월에 수식이 깨져서 견적을 잘못 보냈어요" 같은 날짜와 사건이 붙은 답 높음

해고에는 항상 구체적인 사고가 하나 붙어 있습니다. 그 사고가 그 사람의 진짜 통증입니다. 그래서 "그중에 최근에 끊으신 게 있나요? 왜 끊으셨나요?"는 반드시 묻는 질문입니다. 무엇을 끊었는지가 무엇을 원하는지보다 정확합니다.

상황이 수요를 만든다

같은 사람이라도 상황에 따라 다른 것을 고용합니다. 평소에는 견적서를 정성껏 쓰던 사람이, 금요일 저녁 6시에 급한 문의가 오면 카카오톡으로 금액만 보냅니다. 이 두 장면은 같은 사람의 다른 두 수요입니다.

기능 목록을 물어보면 이 차이가 안 보입니다. 상황을 재구성해야 보입니다. 인터뷰에서 "지난주 월요일부터 순서대로"를 굳이 요일 단위로 되감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요일과 시간이 붙어야 상황이 복원되고, 상황이 복원돼야 그 안에서 무엇이 고용됐는지가 드러납니다.

두 자료의 공통 결론

출처도 목적도 다른 두 자료가 같은 지점에서 만납니다. 과거에 실제로 일어난 일을 물어라.

자료 핵심 주장 같은 결론에 도달하는 경로
The Mom Test 과거에 실제로 한 일을 물어라 검증 가능한 것은 이미 일어난 일뿐이다. 상상 속의 답은 그냥 부정확하다
Jobs to be Done 진전은 사건 안에서만 관찰된다 고용과 해고는 날짜와 계기가 있는 사건이다. 사건을 복원하지 않으면 네 가지 힘 중 무엇이 작용했는지 알 수 없다

실전에서 쓸 수 있는 판별법은 하나입니다. 질문을 던지기 전에 그 문장 앞에 "가장 최근에"를 붙일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붙는 질문은 대체로 안전하고, 안 붙는 질문은 대체로 미래거나 의견입니다.

  • "견적서 쓰실 때 어떤 순서로 하세요" → "가장 최근에 견적서 쓰셨을 때 어떤 순서로 하셨어요"로 성립합니다
  • "이런 게 있으면 쓰시겠어요" → "가장 최근에"를 붙일 자리가 없습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진행 기술

IDI는 세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관계 맺기, 질문하기, 듣기. 초보 진행자는 두 번째에만 신경 쓰다가 첫 번째와 세 번째에서 인터뷰를 망칩니다.

라포는 친해지는 게 아니다

라포는 상대가 정리되지 않은 사실을 말해도 괜찮은 상태를 만드는 것입니다. 사람은 낯선 사람 앞에서 자기 일을 실제보다 체계적으로 묘사합니다. 그 보정을 풀어주는 것이 라포입니다.

라포는 아래 세 가지를 실제로 말해주는 데서 생깁니다. 잡담으로는 안 만들어집니다.

  • 정답이 있는 질문은 없다
  • 기억이 안 나면 안 난다고 말해도 된다
  • 녹음은 내부에서만 보고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세 번째를 빠뜨리면 매출, 단가, 고객 이름 같은 민감한 숫자에서 답이 흐려집니다. 정산이나 지불 이력을 다루는 인터뷰라면 특히 중요합니다.

기둥 질문과 가지 질문

반구조화(semi-structured)란 기둥은 고정하고 가지는 그때그때 뻗는 방식입니다. 완전히 자유롭게 대화하면 여러 명의 결과를 합칠 수 없고, 완전히 고정하면 답 뒤에 있는 이유를 못 캡니다.

기둥 질문은 질문지에 체크박스로 박혀 있고 전원이 같은 문장으로 묻습니다. 가지 질문은 상황에 맞춰 즉석에서 고르며, 답이 짧게 끊길 때 꺼내는 도구입니다.

꼬리물기

가지 질문의 기본형은 꼬리물기입니다. 상대가 방금 쓴 단어를 그대로 집어서 다시 묻습니다. 한 번 물어서 나온 답은 대체로 표면이고, 세 번 물어야 사건이 나옵니다.

상대 견적서 쓰는 게 제일 귀찮아요. 진행자 견적서 쓰는 게 제일 귀찮다고 하셨는데, 가장 최근에 쓰셨던 게 언제인가요? 상대 지난주 목요일이요. 진행자 그날 어떤 순서로 하셨는지 얘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상대 예전에 보낸 견적서를 찾아서 복사했어요. 진행자 예전 견적서는 어디서 찾으셨나요? 상대 메일함 뒤졌죠. 한참 걸렸어요. 진행자 한참 걸렸다고 하셨는데, 얼마나 걸리셨어요? 상대 40분쯤이요. 결국 못 찾아서 새로 만들었어요.

여기서 얻은 것은 "견적서가 귀찮다"는 감상이 아니라 지난주 목요일, 메일함 검색, 40분, 결국 실패라는 사건입니다. 이건 다른 인터뷰의 답과 나란히 놓고 셀 수 있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이렇게 나가면 대화는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상대 메일함 뒤졌죠. 한참 걸렸어요. 진행자 아 그거 진짜 불편하시겠다. 예전 견적서를 자동으로 찾아주면 좋지 않을까요? 상대 아 그러면 진짜 편하겠네요. 그런 거 있어요?

감정을 대신 규정했고 해결책을 진행자가 제시했습니다. 남은 시간 동안 상대는 자기 목요일 대신 우리 아이디어를 평가하게 되고, 40분이라는 숫자는 영영 나오지 않습니다.

침묵 견디기

질문을 던지고 상대가 말을 안 하면 3초는 그냥 기다립니다. 그 3초는 진행자에게만 길게 느껴집니다. 상대는 기억을 되감는 중이고, 진행자가 먼저 채우면 그 기억은 나오지 않습니다.

침묵을 못 견디는 사람이 흔히 하는 행동이 보기 제시입니다. "혹시 카카오톡으로 오나요, 메일로 오나요?" 하고 두 개를 주면 상대는 그중 하나를 고릅니다. 실제로는 인스타그램 DM이었는데도 그렇습니다.

영리한 한스 편향

한스는 20세기 초 독일에서 계산을 한다고 알려진 말입니다. 실제로는 계산을 한 게 아니라 정답 근처에서 주인의 표정과 자세가 미묘하게 바뀌는 것을 읽고 발굽 두드리기를 멈춘 것이었습니다. 주인은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인터뷰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진행자의 끄덕임, 몸이 앞으로 기우는 정도, 받아 적는 속도, "아 그렇죠"의 억양이 전부 신호입니다.

  • 어떤 답이 나와도 반응의 크기를 같게 유지합니다. 원하던 답이 나왔을 때 특히 조심합니다
  • 리액션은 짧게 끝냅니다. "와, 진짜 힘드셨겠어요"는 상대를 그 방향으로 밉니다
  • 받아 적는 속도도 신호입니다. 원하던 말이 나올 때만 갑자기 열심히 적으면 상대가 알아차립니다. 처음부터 계속 적습니다

기록

  • 상대의 표현 그대로 적습니다. 요약해서 적으면 나중에 다시 쓸 수 없습니다
  • 흐름이 새면 되돌립니다. "아까 OO 말씀 중이셨는데, 그 뒤에 어떻게 되셨나요?"
  • 인터뷰가 끝나고 3분 안에 1순위 통증과 인용구 3개를 원문 그대로 적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상대의 표현이 진행자의 표현으로 바뀝니다

이 질문 써도 되는가

아래 문장들은 실제 인터뷰에서 나올 법한 것들입니다. 각각 판정해보고 답을 확인해보세요.

1. "지난주 목요일에 견적서 쓰셨다고 하셨는데, 그날 어떤 순서로 하셨나요?" — 써도 됩니다. 특정 날짜의 실제 사건을 묻고, 평가가 아니라 절차를 요구합니다. 순서를 묻는 질문은 상대가 지어내기 어렵기 때문에 답의 정확도가 높습니다.

2. "이런 걸 대신 해주는 AI가 있으면 쓰시겠어요?" — 안 됩니다. 미래 가정입니다. 상상 속에서는 누구나 씁니다. 게다가 우리가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를 노출하기 때문에 남은 시간의 답까지 오염시킵니다. 대신 "지금은 그 일을 어떻게 하고 계세요?"

3. "혼자 일하시면서 정산까지 하시려면 힘드시죠?" — 안 됩니다. 힘들다는 전제를 진행자가 깔았고, 상대의 감정을 대신 규정했고, 예 아니오로 끝나는 닫힌 질문입니다. 대신 "정산은 어떻게 하고 계세요?"

4. "지금 일 때문에 돈 내고 쓰시는 서비스를 다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 써도 됩니다. 이미 일어난 지불에 대한 사실 질문입니다. 돈은 검증 가능한 통화라서 이 목록이 가장 단단한 데이터입니다.

5. "월 얼마면 쓰실 것 같으세요?" — 안 됩니다. 상상 속 지갑은 항상 열려 있고, 여기서 나온 금액으로 가격을 정하면 거의 매번 빗나갑니다. 가격은 물어서 알아내는 게 아니라 이미 낸 금액에서 추론합니다.

6. "보통 고객 응대는 어떻게 하세요?" — 안 됩니다. 개방형이라서 괜찮아 보이지만 "보통"이 문제입니다. 상대는 평균화되고 정돈된 자기 모습을 말하게 되고, 실제로 있었던 어수선한 하루는 사라집니다. 대신 "가장 최근에 고객 연락 받으셨을 때 어떻게 하셨어요?"

7. "아까 멘붕이었다고 하셨는데, 그 부분만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 써도 됩니다. 상대가 쓴 단어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인용해 되묻는 전형적인 꼬리물기입니다.

8. "그때 좀 답답하셨다는 말씀이시죠?" — 안 됩니다. 상대가 쓰지 않은 단어를 진행자가 끼워 넣고 확인을 요구합니다. 상대는 대체로 "네"라고 하고, 그 순간 기록에 남는 감정은 진행자가 지어낸 것이 됩니다. 대신 "그때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9. "저희가 이런 걸 만들고 있는데, 이런 거 어떠세요?" — 안 됩니다. 정해진 단계 전에 자기 제품을 꺼냈고 의견을 물었습니다. 돌아오는 답은 대체로 칭찬이고 칭찬은 기록하지 않습니다. 대신 "아까 OO가 제일 번거롭다고 하셨는데요. 그걸 대신 해주는 게 있다면 어디까지 맡기실 수 있을 것 같으세요?"

10. "이런 얘기 나눌 만한 분 한 분만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 써도 됩니다. 커밋먼트 요구입니다. 평판이라는 가장 무거운 통화를 요구하기 때문에 승낙 여부 자체가 오늘 대화가 상대에게 의미 있었는지를 말해줍니다.

인터뷰 직전 1분 체크

인터뷰 당일에는 이 글 대신 질문 스크립트만 펴놓습니다. 시작 직전에 아래만 다시 읽습니다.

절대 규칙 다섯

  • 정해진 단계 전까지는 자기 제품이나 서비스 얘기를 먼저 꺼내지 않는다
  • 미래와 가정을 묻지 않는다. 실제로 있었던 일만 묻는다
  • 의견을 묻지 않는다. 의견형 질문은 방금 나온 과거 사건에 붙일 때만
  • 상대가 쓴 단어를 그대로 쓴다. 바꿔서 되묻지 않는다
  • 진행자 발화가 30%를 넘으면 실패한 인터뷰다

끝내기 전 확인 일곱

  • 지난 한 주에 실제로 한 일의 목록이 있는가
  • 그중 매일 반복하는 일이 무엇인지 아는가
  • 본인이 제일 아프다고 지목한 1순위 통증이 무엇인지 아는가
  • 반대로 직접 해야 한다고 한 일이 무엇인지 아는가
  • 그 통증을 지금 어떤 방법으로 처리하는지 아는가
  • 그 통증에 돈이나 시간을 쓴 적이 있는지 아는가
  • 최근에 끊은 서비스와 그 이유를 아는가

참고 자료: The Mom Test(롭 피츠패트릭), When Coffee and Kale Compete(앨런 클레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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